어쩐지 자꾸 제 시선을 붙잡으려고 노력한다 싶었는데
버스에서 박태환 선수 얘기 나오자 마자 제 귀를 헤드셋으로 막는 거 보고 눈치 챔.
참 착한 첫사랑...
도착한 곳은 영화관.
"그냥, 어젯밤에 영화보자고 말을 하지. 비밀이래서 밤새 뭔일인가 했네."
(한숨도 못 잤다고 실토 중...)
"네가 싫다고 안 나올까봐 그랬지-"
(싫다고 안 나와????????? 내가???????)
"좋-다고 나오지, 내가 왜?"
묻지도 않은 본심이 자꾸 술술 새는 것을
내뱉고 나서야 감지.
(내적 비명 3초)
"......내가 영화를 좋아해."
필사의 변명에 다행히 "그래? 잘 됐다" 하고 마는....
첫사랑 앞에서 자꾸 순둥미가 넘치는 중. (본의아니게_)
나라가 수영 경기로 시끄러우니까 자기 마음 다칠까봐 걱정해서
전국민이 다 보는 수영 경기 중계를 본인은 보지도 않고 영화관에 데려온 거임.
무려 첫사랑께서....
백년사랑 쌉가능
근데
저 여자가 내 사람이다, 저 여자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하냐구!!!!!
못함.
(일단은 싸이 얼짱인 남친 김태성이 있음......)
"이 안에 너 있다."
"3번, 3번. (= 입 다물어)"
기겁하는 솔 ㅋㅋㅋㅋㅋㅋ
영화 끝나고 같이 집 가는데, 공부 도와줄까? 하는 짝녀.
쫄래쫄래 신나서 따라가는 중.
그러다 솔의 엄마 (미래 장모님)를 발견하고 인사하려는데 (인사성이 밝은 편)
엄마가 남친이랑 있다고 지레 짐작한 짝녀가 놀래서 질질 끌고 감
(솔에게는 항상 종이인형같은 하찮은 몸뚱이...)
심지어 숨는다고 전봇대에 올라간 첫사랑 발에 꾹꾹이 당함.
솔이 전용 디딤돌 수행중.
(목에 힘 줘서 밟기 편하게 버텨주기)
키 190cm 장신이 누군가의 발에 정수리를 밟히는 경험이라니....
50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을 건데 14년? 지나가다 전봇대만 봐도 기억날 판.
쉽게 잊어 버릴 수 있는 추억이 아님
어메이징하고 언빌리버블한 첫사랑의 추억
얼마 뒤, 장미란 선수 경기 응원하다가 만나게 된 짝녀의 오빠에게 말도 안되는 이유로 기합을 받을 땐
와다다 달려와서는 제 앞을 막아서기도 함.
용맹한 뼝아리...
허리에 손 올리고. 겁나 든든함. ㅋㅋㅋㅋㅋㅋ
짝녀는 아버지가 어릴 때 돌아가셔서 자전거를 못 배움.
저녁에 공원에서 혼자 연습하고 있는 걸 보고 자전거 가르쳐줌.
첫사랑한테 자전거 가르쳐 주는 기억도 흔한 건 아님.
(보통은 어릴 때 배우니까)
계속 쌓이는 추억들.
짝녀 남친이랑 더블 데이트 삘나는 만남도 있었음
심지어 똑같은 주황색 저지.....
"누가 보면 우리 둘이 사귀는 줄 알겠다?"
이런 정신 사나운 만남에서도,
짝녀가 제가 단 거 안 좋아하는 걸 알고
아메리카노(본인 거)로 바꿔줘서 기분 매우 좋은....
(짝녀 남친 보면서 쪼로록- 개운한 한 모금)
다음편에 계속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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